대기업 IT 회사 인프라 운영자가 하는 일 1

IT기업에서 4년차 인프라(서버) 업무를 하면서 경험한 후기를 남깁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내려서 내용도 몇 번 수정도 될 것이고, 추가도 될 것 같습니다.


[업무]

IT기업에 입사해 인프라 부서에 들어가게 되었다면 크게 서버와 네트워크 두 가지 업무로 나뉘게 됩니다. 
두 가지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회사도 있다고 하지만, 일단 기업이라는 조직에 들어가면 업무의 분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두가지 업무를 선택하게 됩니다.

[장점]


어느 기업이라도 인프라는 필요합니다. 최근 AWS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VMware와 같은 가상화 솔루션이 대중화되면서 인프라 운영자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점차 경쟁이치열해질 것이지만, 어찌 되었건 AWS나 가상머신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담당자는 기업에서 사라질 수 없습니다. 특히 금융사같이 보수적인 기업은 아직도 물리 서버를 신뢰하고 있으며(리눅스를 차세대 서버 OS로 채택을 한 것이 이슈화될 정도이니 얼마나 보수적인가요!), 법적 규제로 인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리지 못하는 정보들이 있어 한동안은 인프라 운영자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입니다. 


운영 업무만 하게 된다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장애가 터지는게 아니면 매일 루틴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점점 스킬이 쌓이게 된다면 업무를 빨리 처리하고 남은 시간에 눈치껏 휴식을 취해도 됩니다. 물론 칼퇴도 가능합니다. 사람이 노는걸 못 봐주는 기업의 특성상 다른 업무를 어떻게든 쥐여주려 하지만,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평화로운 시기의 인프라 운영자는 정말 괜찮은 업종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업종 특이성

[단점]


24/365


기업은 항상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쇼핑몰을 예로 들면 언제나 내가 원할 때 들어가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지요. 이 말인즉 기업은 24시간 365일 서비스를 제공할 인프라를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24시간 365일 켜져 있는 서버는 언제 고장나 꺼져도 이상한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 꺼지는 순간이 평화를 누리던 서버 운영자에게 고난이 시작됩니다. 

1. 일단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모니터링만을 해주는 직원이 있거나, 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서 연락이 오게 됩니다. 그게 평일 업무 시간대면 정말 감사하겠지만 항상 장애는 주말 저녁과 평일 새벽에 발생합니다. 정말 귀신같이 업무 시간대는 피해서 발생합니다.

2. 원격지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면 괜찮은데, 물리적인 문제로 발생하게 되면 바로 데이터센터로 출발을 합니다. 그게 주말이던, 새벽이던, 술을 먹고 있던, 무엇을 하든 바로 데이터센터를 향해 출발합니다.
3. 출근하면서 동시에 네 개의 조직과 연락을 합니다. 서버의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CI부서, 네트워크 운영 부서, 나의 윗사람들, 그리고 고객입니다. 이 모든 사람이 장애가 난 순간부터 해결되는 순간까지는 위아더월드가 되어서 문제 해결에 힘쓰게 됩니다.
4.  하지만 장애가 해결되고 원인 분석의 순간에는 너와 나 모두가 날카로운 눈으로 쳐다보게 됩니다. 누구의 잘못인가에 따라서 패널티의 대상이 달라지기에 날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그냥 원인 불명으로 묻고 지나가는게 가장 깔끔한 상황이 되지만, 한쪽이 물고 늘어지게 된다면 정말 시궁창 싸움이 일어나게 됩니다.
5. 아니 저렇게 싸우게 될 꺼면 한대로 부족하면 두대를. 두대로 부족하면 세대로 운영하면 한대가 죽어도 상관없는가 아닌가? 라는 생각은 정말 옳고, 바람직하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현실은 정말 대기업이나 되어야지 삼중화, 사중화로 대비하고 있지 대다수의 기업은 이중화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우와!! 감지덕지한 상황이라 운영자는 서버 한 대가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덜컥덜컥하게 됩니다.
6. 이런 상황은 평화가 길어져 심심할 만하면 터져줘서 운영자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줍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과장급이 될 때 즈음이면 못 해 먹겠다고 다들 다른 업무로 빠질 준비를 하게 됩니다. 밴더 엔지니어들분들 중에서도 시니어급 엔지니어가 극소수가 되는 걸 보면 다들 같은 생각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매너리즘

1. 아직 모르는게 더 많지만, 그래도 들으면 얼추 아는 척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긴 합니다.
2. 앞서 말한 장애상황이 아니면 평화롭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일이 크게 없습니다. 
3. 그리고 서버들을 한번 차세대로 뒤엎은 후 3년 정도는 변동 없이 계속 사용을 하게 됩니다.

이 세 가지 요인이 합쳐지면서 서버 운영자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됩니다. 최근에는 신기술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표되고 상용화되는 대격변의 시대에 있어서 어떻게든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리급이면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운영 못 해 먹겠으니 다른 부서 가야겠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왔었습니다. 또 몇년이 흘러서 지금의 신기술들이 대중화의 길로 들어오고 자리를 잡게 되면 인프라 담당자는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항상 하는 일만, 안정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벗어날 수 없는 굴레와 같습니다.



[앞날은?]

당장 사라질 것은 아니지만 불투명합니다.
물리적인 장비를 운영하는 기업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IaaS, Paas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이 점점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당장 스타트업 기업들은 모두 AWS나 Azure 같은 클라우드를 사용해서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서버 몇 대를 구입해서 운영했어야 했지만, 이 모든 과정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프라 인력을 대체할 기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동화 솔루션은 점점 많아지고, 전문적인 기술이 없더라도 하드웨어 문제해결을 간단할 수 있는 자체 규격화된 서버들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IT기업의 인프라 업무를 정리해 봤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내가 어떤 직군이 어울릴지 고민하는 학생들과 직장 내에서 인프라 부서로 옮기려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더 자세하거나 궁금한 사항은 있으신 분들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언제든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댓글

  1. 안녕하세요 최종면접을 앞두고있는 취준생입니다. 인프라 운영직무에 지원을 하게되어 직무조사를 하던 중 해당 포스트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클라우드, DB운영/구축역량을 가졌는데 인프라 운영이라는 직무에서 제가 어떤 점을 어필하면 좋을까요? 부서가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도 모르겠어서 입사후 포부를 이야기할 때도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 역량으로 ~에 기여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기도 애매하네요..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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