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출장 경험담 1

 약 2년전 2016년 5월 중순에서 2016년 10월초까지 4개월 반 동안 개발자로서 사우디아라비아 출장을 다녀왔다. 지금 현재 이 회사, 이 부서에 있는 한 해외 출장을 갈 일이 없을 것 같은데, 그당시 입사한지 1년만에 운 좋게(?)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다. 2년 지난 지금에야 경험한 일들을 글로 남기려고 한다.
 내가 간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새로 짓는 문화센터 시스템 개발인데,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약 2년정도 되었고 내가 갔을 때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해야하는데,  오류가 많아 마무리 수정작업을 하러 갔다.
 문화센터 건설작업을 하는 다른 해외 대기업에서 파업이 일어나서 프로젝트는 계속 지연되고 있었고, 우리는 개발을 완료하고 빠지면 되는데, 시스템이라는게 완벽할 수 없으니 오류 지적을 하며 우리를 놔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물론 그런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오류가 많기는 했다.. 그리고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이다보니 개발자보다는 관리자 역할을 하는 상급자 분들이 대부분이라, 해야할 일이 많았다.

 글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으나, 일 외적으로 경험한 내용들 위주로 의식의 흐름대로 적을 생각이다. 4개월 반 밖에 있지 않았고, 보고 경험한 내용들이라 팩트와 다를 수 있다...

비자

 일단 사우디아라비아를 가려면 워킹비자 외에는 방법이 없다. (지금 찾아보니 18년 4월 1일부터 관광비자를 발급한다고 한다.. 관광할게 뭐있지..)
워킹비자가 당시 약 30만원정도로 비싸고, 유효기간이 3개월이 최대 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발급 받기도 까다롭다. 우리는 문화센터를 짓는 aramco에게서 초대장을 받아서 발급받았다.
 비자의 유효기간이 도래하면 다른 나라로 넘어가서 재발급을 받아야한다. 우리는 사우디 동쪽 끝에 있었는데, 바로 옆에 바레인이라는 섬나라가 있어 비교적 쉽게 왕복하였다. 다리가 놓여져있어, 차로 빠르면 30분 늦으면 2시간 정도(통관 때문에) 걸렸다.

바레인

 비자의 유효기간은 3달이었으나, 1달마다 해외를 나갔다 옴으로서 갱신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최소 한달에 한번은 바레인을 다녀왔는데, 그보다 좀더 자주 나갔던 것 같다. 바레인은 사우디에 비해 비교적 무슬림 율법에 자유로워서 술도 마시고 돼지고기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뿐만 아니라 주말(사우디의 주말은 금,토) 에는 사우디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넘어온다. 목요일 저녁이면 통관 받는 차들로 항상 붐볐다. 바레인은 조그만 섬나라(크기가 서울 정도)인데 사우디에서 유흥하러 오는 사람들이 쓰는 돈이 큰 수입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취미생활

 사우디는 뭐 할게 없다. 집 밖은 거의 사막이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다. 영화관이나 기타 등등 문화랄 게 없다. 사우디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들과 대화는 해보지 않았으나, 딱히 운동도 하지 않고 취미생활도 없고 그냥 쇼핑하고 가족들과 티비보고 대화 나누고 하며.. 세월을 보내는 것 같다. 다들 배가 불룩하다.
 사우디에서 일주일 6일 근무하였고, 남은 하루도 출근할 때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7시 출근 6시 퇴근이었으나, 더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는 날 아침에는 오늘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내 유일한 취미 생활은, 당시에는 아직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던 "포켓몬고"였다. 사우디 기후는 사막과 같아서 밖에서 하다간 탈진걸리고, 숙소가 큰 몰과 연결되어있어, 몰 안에만 빙빙 돌면서 포켓몬을 잡았다. 모래두지, 파이리, 꼬마돌, 롱스톤, 이런 사우디와 어울리는 애들만 엄청 잡아댔다. 지겨웠으나 그 외에는 할 일이 많지 않았다..
 가끔 드라마나 예능을 다운받아 보기도 했는데 숙소 와이파이가 너무 느려(약 10kb) 토렌트로 받고 다음날 보기도 했다. 그래서 하루종일 받았는데 안되면 너무 화가 났다.. 핸드폰 유심은 나름 빨랐으나, 꽤 비쌌던걸로 기억한다.

유심

 유심의 가격은, 자기들 기분 내키는 대로 였다.. 기준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달랐다. 운좋게 싸게 무제한 유심을 산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바로 다음날 가도 없고 무제한은 정책상 팔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도 다른 사람에게 상담 받으면 또 다르다.. 그래서 순전히 운에 맡길 뿐이었다.

부르카















 사우디 여성들은 모두 까만색 옷(부르카? 차도르?)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두르고 있다. 그 안에 어떤 옷을 입든 상관없으나, 까만색 천으로 모두 가려야 한다. 이는 비무슬림,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머리, 손 은 선택 사항이다. 장갑에 눈까지 망사로 가려 앞만 겨우겨우 보면서 다니는 여성도 보았다. 얼굴을 가렸을때 밥을 어떻게 먹나 봤는데, 왼손으로 살짝 들어올려서 쑥 집어 넣는다.. 그리고 바레인 수영장에서 그 까만천을 두르고 수영하는걸 보며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그들이 머리를 가리는 기준은, 집안의 가장이 선택한다고 들었다. 아빠, 남편 등이 정해준다고 한다. 가장이 엄격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고 다녀야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우디 여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운전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혼자 운전하면 남자들로부터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무슬림이 아니라 그런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음식

 2년 전부터 사우디에 계셨던 분들을 따라다니며 식당을 다녔기 때문에 딱히 알아보진 않았으나, 사우디의 전통음식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식당을 가면 대부분 인도 음식이었다. 그리고 맥도날드 KFC등 유명한 패스트푸드 점들은 우리나라만큼 많았다.
 평일 점심은 한식 도시락을 해주는 업체가 있어 한식을 먹었으나, 맛은 좋지 않았다... 재료 조달이 힘들기 때문일 거라고 어쩔수 없다고 합리화하면서 먹었다.
 저녁은 숙소에서 같이 사는 분들이 요리를 해주셔서 먹었는데, 대부분 한국에서 가져온 반찬 또는 한식을 파는 슈퍼에서 사와서 요리를 했다.
 한식을 파는 슈퍼들이 근처에 두세군데 정도 있었는데, 김치가 아주 맛있었다. 한국에서보다 맛있었던 것 같다. 그런 슈퍼들이 있는 거 보면 사우디에서 힘들게 돈 벌고 계신 한국인들도 꽤 많은가 보다.

기도시간

 무슬림들은 기도 시간이 하루에 여섯번? 정도 있어서 그 시간이면 하던일 멈추고 기도를 한다. 그래서 가게들도 모두 문을 닫는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그 시간이 중요했다. 매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어플을 받아 시간을 확인했다. 대부분의 건물안에는 기도하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가게들 문닫은거 안을 보면, 기도 안하고 그시간을 그냥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다. 우리에게는 그 시간이 너무너무 불편했다. 기도시간을 잘못봐서 식사시간에 아무데도 못가고 굶었던 적도 있고, 맥도날드 음식을 사와서 먹으려다 30분정도 기다려서 사온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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